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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Report

[GIT x AWS 멘토링 프로그램] 특강 후기(feat.우미영 연사님) from Athenas

by 전봇대파괴자 2023. 9. 15.

원래 뭐든 일단 지르고 보는 것

 

 

지난달 24일부터 '[Girls in Tech X AWS] 멘토링 프로그램'에 멘티로서 참여하고 있습니다. 

후기는 마지막에 한꺼번에 정리해서 올리려고 각을 보고 있었는데, 조에서 돌아가면서 후기를 올리기로 되어서 

후기를 세 개 쓰게 생겼네요! 흙흙

 

 

이전 멘토링에 참여하셨던 지인 분이 강력 추천해주셔서 신청이 열리면 무조건 신청해야지 했는데, 

일이 바빠서 거의 까먹고 있었더랬습니다. 그랬는데 정말 운명적으로(?) 함께 스터디를 하시던 분께서 프로그램 신청 열렸다고 친절하게 링크를 보내주시는 기적이 일어나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신청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으로 3회째를 맞는, 비교적 최근에 생긴 프로그램임에도 인기가 엄청나서(게다가 무료!)

경쟁률이 쉽지 않다는 말을 들어서 안 되면 어떡하지, 더 잘 쓸 걸 그랬나 별 생각을 다 하다가 발표날에도 아무 메일이 없어서 떨어졌나보다....하고 있었는데 합격 메일을 받아서 아닌 밤중에 댄스를 췄습니다. 야호 

 

 

 

야호 야호

 

 

덕분에 9월은 초반부터 빡세게 달렸고, 지금도 열심히 달리고 있는 중입니다. 

운영진 분들이 선발된 분들 프로필을 하나 하나 다 보시고 조를 짜셨다고 했는데, 그래서인가 제가 속한 조는 전원 다 데이터 일을 하시는 분들이더라고요. (그래서 조 이름도 AWS Athena를 따서 Athenas)

다른 조도 봤는데 어떤 분들은 저처럼 직무로, 외국계나 해외 채용 같은 관심 분야로 묶인 분들도 있었어요. 

아마 처음 신청할 때 적었던 자기소개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이유에서 강조하는 부분으로 결정되는 것 같습니다. 

 

 

프로그램은 4주 동안 진행되는데, 조마다 멘토님과 멘티들이 원하는 멘토링 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일정도 많이 다릅니다.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다들 열정열정 달려달려 분위기입니다. 

특히 우리 조는 말해 뭐해 다들 열정!!!!!!!! 달려!!!!!!!!!!! 의 느낌입니다.(미쳐버린 텐션)

 

 

 

조 이름은 아테나인데 성향은 아레스인 듯

 

 

특강 이야기

이번 멘토링에서는 어도비 코리아의 대표로 유명하신 우미영 님의 특강이 있었는데,  

세바시 강연이나 여러 채용, 자기개발 채널에 인터뷰이로 나오신 적이 있는 분이라 저는 얼굴만 알고 있었어요.

영상으로 뵈었을 때는 지금보다 더 삐약삐약하던 시절이라 대단하신 분이구나, 하고 별 생각이 없었는데

백엔드, 데이터 엔지니어로 만 3년차가 되어가는 지금에 와서는 좀 더 많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떻게 하면 나도 저 분처럼 저 나이까지, 아니 죽을 때까지 계속 일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나도 저 분처럼 나이에 상관없이 열정적으로, 즐겁게 일할 수 있을까? 

 

 

그런 질문들이 가장 크게 떠올랐던 것 같습니다. 

사실 연예인을 직접 만나는 기분으로 특강에 참석했던 것 같아요.

다들 궁금한 것은 비슷했는지, 나중에 Q&A 시간에도 장기적인 커리어에 대한 질문들이 계속 나오더라고요. 

 

 

저도 저를 믿고 싶네요

 

특강은 한 시간 가깝게 진행되었는데, 유독 기억에 많이 남은 것은 

 

 

더 많이, 압도적으로 성장하고 싶다면 그만큼 큰 용기를 내야 합니다.

나를 위한 이사회를 구성하세요

 

 

이 두 문장이었던 것 같습니다. 

연사님은 성장의 속도는 균일하지 않기 때문에 크게 느껴지지 않는 게 자연스럽다고 하셨지만,

특히 크게 성장하는 때는 분명히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때가 평소라면 절대 낼 수 없었을 것만 같은, 그런 엄청 큰 용기를 내는 때라고요. 

 

 

팀장으로 잘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팀원들에게서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아서 실망감과 분노를 느꼈을 때

모든 팀원들을 모아 놓고 더 많은 피드백과 개선할 부분에 대해 솔직하게 의견을 구했을 때나 

다국적 기업에서 일하던 시절 자신의 상사 자리에 스스로를 추천했던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실 때 나라면 할 수 있었을까, 계속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를 향한 그 의견들이 비난이 아니라 비판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도 받아들이기는 정말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요. 특히 성과를 내고 있었던 사람이라면 더 그렇겠죠. 

 

 

 

한 발짝이 왜 이렇게 어려울까

 

 

더 큰 용기를 낼 수 있어야 한다, 라는 말에서 자연스럽게 comfort zone이 떠올랐습니다. 

내게 버거운, 딱 봐도 어려워보이는 일을 선뜻 할래요! 하고 나서는 건 용기가 필요한 일이잖아요. 

 

 

실패하면 어떡하지

내 능력을 의심받는 거 아닐까

다들 나를 손가락질할 거야

내가 아니라도 할 사람 있을 텐데

 

 

하지만 버거운 일은 그만큼의 대가가 따라오는 것도 사실입니다.

회사에서 일할 때도 어떤 프로젝트에서 가장 많이 성장했는지를 되짚어보면, 아 진짜 이거 어떡하지, 내가 어떻게 이걸 해 하면서 끙끙댔던 일들이 그만큼 많은 걸 배우게 해주더라고요. 다 모르는데 일은 해야 하고, 질문이라도 해야 할 것 같은데 전혀 떠오르는 게 없고, 진짜 막막해서 눈물 나올 것 같은 때요. 

 

 

사실 생각해보면 주니어 때는 못해도 생각만큼 큰일이 생기지는 않기도 해요.

못했으면 혼나고, 왜 못했구나 그럼 어떻게 해야 다음엔 할 수 있을까 더 공부하고 그렇게 넘어가면 되는데 그게 무섭죠. 

막 이 휴지가 아니라 내가 쓰레기봉투에 들어가야 할 것 같고 재활용도 안 될 것 같고 막. 

성공하지 못해도, 내가 원했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도 얻는 건 분명히 있었어요.

최소한 나는 얼마나 못하는구나, 내가 이걸 못하는구나는(ㅠㅠ) 알 수 있었습니다. 

가까스로 성공하면 또 성공하는 대로 배우는 게 많고요. 그렇게 생각하면 조금만 더 용기를 내서 버거운 목표에 도전하는 게 시간 대비 더 효율적인 방법인 건 맞더라고요. 

 

 

연사님은 원래 100% 준비가 된 상황은 절대 안 온다고도 하셨어요. 

상황은 계속 변하니까, 80%만 준비되었어도 과감히 뛰어드는 게 맞다고요. 

생각해보면 그렇습니다. 내가 100% 준비되었다고 생각해도, 다른 사람이 봤을 때는 그렇지 않을 수 있거든요. 

어디까지나 뇌피셜로 한 측정이기 때문에 조작할 수도 있죠. 나는 아직 준비가 부족해 하면서요. 

일단 해보고 그 결과를 끊임없이 피드백하면서 도전하는 게 더 낫다는 이야기를 계속해서 듣고 있는데 참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하나씩 하나씩 해보면 익숙해질 거라는 생각으로 도전하고 있습니다. 

 

 

다시 태어나기까지 해야 하나 봅니다

 

 

개인적으로 '나를 위한 이사회'라는 말이 되게 멋지게 다가왔던 것 같아요. 

느슨한 인간관계가 의외로 인생을 크게 바꿀 수 있다는 말은 최근 들어 많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아주 친하다기에는 애매하고, 그렇다고 그냥 지인이라고 볼 정도만큼은 아닌 '적당히' 친하고 심심하면 이따금씩 교류하는 사람들.

하지만 어쩌다 만나고, 기회가 생겨 이야기를 하면 반갑고 그 사람이 잘 되기를 바라는 그런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노력을 할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고, 사람을 만나는 건 운이더라도 관계에 있어서는 내가 노력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으니까요. 

하루를 시작하고 일이 끝나 컴퓨터를 닫을 때마다 오늘은 얼마나 많은 분들에게 신세를 지고 도움을 받았는지 생각해봅니다. 

회사에서 혼자 할 수 있는 아무것도 없는 거 같아요. 누군가는 저를 도와주셔야 제가 일을 할 수 있고 성과도 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자신이 없더라도 매일같이 인사를 하고, 가끔 안부를 묻고, 축하할 일이 있을 때 꼭 축하를 하고, 사소한 일을 기억하려고 노력합니다. 감사할 때는 바로 감사하다고 표현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인 것 같아요!

 

 

'이사회'라는 단어가 참 와닿았던 게, 이사회는 모임도 아니고 클럽도 아니고 동호회도 아니예요. 

명확한 거리가 느껴지는, 업무적인 단어입니다. 주주총회같은 느낌이 물씬 들잖아요. 

하지만 이 '거리'가 정말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거리를 유지한다는 것은 객관적으로 나를 볼 수 있는 위치의 사람들이라는 것이거든요.

객관적으로 나를 볼 수 있으면서도 동시에 내가 진심으로 잘 되기를 바라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로 이사회를 구성할 수 있을 정도라면 그 사람은 성공하지 않기가 더 어렵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반적으로 기대했던 것보다 더 많은 질문과 생각을 해볼 수 있었던 강연이었습니다. 

 

 

 

여담

강연 뒤에 있었던 Q&A 세션에서는 연사님뿐만 아니라 AWS 멘토님들께도 질문을 할 수 있었는데, 일과 가정의 양립과 균형에 대한 질문에서 일단 돈으로 아웃소싱을 해야 한다는 답변에 웃음이 터졌습니다.

역시 AWS라는 생각이 들만큼 문자 그대로의 갓생을 사시는 멘토님들과 이따금씩 불안하지만 그래도 하고 싶은 일들을 하고, 다음에 할 일을 고민하신다는 멘토님의 말이 인상깊었어요. 꼭 적어두고 싶은 말도 있었는데, 어떤 멘티분이 이런 질문을 하셨었습니다. 

 

 

목표 달성에 불확신이 들고 주변 환경을 다 고려해도 불가능해 보일 때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요?

그러니까 멘토님 중 한 분이 이렇게 대답하시더라고요.

 

불가능해보이는 것은 함께 달성하려고 노력하고, 도달할 수 있는 부분까지 가보는 거예요.

 

 

진짜 멋있었습니다.